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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경제

국민연금 투자손실 10조, 노후보장과 그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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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유재중 의원은 10월 6일 국민연금이 올해 국내주식 투자로 9조9천58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유재중 의원에 따르면 지난 7월 말까지 국내주식 수익률은 -6.01%로, 한 달 전인 6월 말(-5.30%)보다도 0.71%포인트 더 하락했다. 이로 인해 지난 7월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 보유주식 평가액은 123조820억원을 기록, 지난해 말(131조5,200억원)과 비교해 8조4,380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기금운용계획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국내주식에 대해 여유자금 9천400억원을 배분하기로 했지만, 지난 7월 말까지 계획보다 5천800억원 많은 1조5천200억원을 집행했다. 줄어든 보유주식 평가액과 집행한 자금을 합하면 총 9조9,580억원에 달한다는 게 유재중 의원의 분석이다. 






“계획보다 더 많은 자금을 국내주식에 집행해 투자손실을 키웠다. 국민연금 여유 자금 운영방식에 문제가 있다. 국민연금 고갈 시점이 앞당겨졌다는 제4차 재정계산으로 국민의 불안이 높은 상황에서 수익률마저 손실이 커졌고, 1년 3개월이 넘도록 기금운용본부장이 공석인 것도 국민연금 투자전략에 영향을 미쳤을 것”




  이런 국내 주식 투자 실패 뿐만이 아니다.


  국민연금이 약 730억원을 투자한 커피빈(Coffee Bean & Tea Leaf) 사업이 중국에서 실패하면서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통 및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13년 정책기금공사(현 산업은행)와 함께 미래에셋자산운용 프라이빗에쿼티(미래에셋PE)의 미국 커피빈 본사 투자펀드에 총 3760억원을 투자했다. 이중 6호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약 730억원이 커피빈 본사 투자에 사용됐다. 


                           ▲ 2016년 문을 연 중국 상해 커피빈 1호점 모습.


  커피빈의 중국 사업 실패는 미래에셋과 이랜드의 손실에만 그치지 않는다. 국민연금에도 상당한 손실을 안겨줄 수 있다. 6호 블라인드 펀드의 투자금 회수기간은 5년으로 올해 만기가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민연금에 대한 비판이 날고 거세지고 있다. 국민연금 고갈론, 납부 연령 상향, 연이은 투자 실패로 인한 책임 소지를 찾고 있다. 일부는 최고투자책임자의 장기간 부재, 급격한 고령화 및 노동인구 감소에 따른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지금까지 국민연금은 ‘적게 넣어서 더 많이 받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가입을 독려하고 그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초창기 가입자에게 많은 혜택을 주었고, 현재는 연금의 개념을 상실한 형태로 운용되고 있다. 물론 국가 차원에서 고소득층 연금의 일부를 저소득층을 위한 복지에 사용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는 연금의 부가적 기능(양극화 해소 및 소득 분배)일 뿐 본질적인 ‘노후 보장’의 기능을 상실할 정도로 설계됐다면 분명히 정비가 필요하다.


  실제로 노후 설계라는 것은 일반화된 우리의 생각과 달리 굉장히 복잡하고 개개인의 환경에 따라 다르다. 개인의 다양한 은퇴 설계를 무시한 채 일정한 금액을 많은 사람에게 나눠 주면서 강제성을 띤 또 하나의 세금이라는 오명과 일괄적이고 비효율적인 지급으로 고갈이라는 위기를 맞게 되었다. 연금은 개개인의 문제와 경제적 상황에 따라 노후를 준비하는 개인의 보조 정책이지 국가가 노후를 무작정 보장해주도록 돈을 맡기는 것이 아니다.


  현재 국민연금에 많은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고, 하나하나 살펴보며 고쳐나가야 하는 것 또한 맞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본질을 잃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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